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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협기자단

[리뷰] <2024 대한민국 작곡제전 10월29일> - 이소민 기자 2024-11-08 59

<(사)한국작곡가협회 창립 70주년 기념 음악제 2 - Connected II: 국악과 현대음악>



 이소민



<(사)한국작곡가협회 창립 70주년 기념 음악제 2 - Connected II: 국악과 현대음악>

 

 2024년 10월 29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일신홀에서 <(사)한국작곡가협회 창립 70주년 기념음악제 2 - Connected II: 국악과 현대음악>이 진행되었다. 이 날의 주제는 ‘국악과 현대음악’으로, 현대음악 속에서 국악이 사용된 6개의 곡이 연주되었다.

 

 

임지훈 - 두 대의 가야금을 위한 <단편>

첫번째 곡은 임지훈 작곡가의 두 대의 가야금을 위한 <단편>이다. 두 대의 가야금이 각각 농현과 글리산도를 하며 곡을 시작한다. 이 곡에서는 가야금의 현을 튕기고 그 울림이 사라질 때까지 농현을 하며 곡의 미세한 울림까지 세심하게 다룬다. 저음역대에서 농현의 울림이 더 오래 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가야금은 농현, 미분음, 글리산도에 적합한 악기로, 특히 농현은 서양 악기에서 절대 경험할 수 없는, 한국 전통 음악의 고유한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국악기로서의 한국성을 나타내면서도 가야금의 현 외에 다른 부분을 손으로 치는 등 현대 주법들을 사용하여 현대음악에 국악을 잘 녹여낸 곡이라고 볼 수 있다.

 

 

이해미 - 두 대의 첼로와 장구를 위한 <다로럼 다리러>

두번째 곡은 이해미 작곡가의 두 대의 첼로와 장구를 위한 <다로럼 다리러>이다. 연주가 시작되면서 처음 느꼈던 것은 ‘음계는 민요같은데 음색은 서양 음악처럼 들려서 조금 이질적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장구가 들어오자 신기하게도 국악의 느낌이 더해졌다. 두 대의 첼로가 서로 밀도 있게 주고 받으며 경쟁하는 듯한 양상이 재미있었고, 후반부에 첼로와 장구가 주고 받으면서 점진적으로 과열되며 끝나는 부분이 이 곡의 가장 멋있는 부분이라고 느껴졌다.

 

양영광 - 양금, 생황, 타악기,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ōma>

세 번째 곡은 양영광 작곡가의 양금, 생황, 타악기,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ōma>이다. 비교적 잘 알려진 국악기인 가야금에 비해 양금과 생황은 생소해 흥미로웠다. 생황 소리는 하모니카 같았고, 양금 소리는 피아노의 인사이드만을 가지고 만든 악기 같았다. 그래서인지 생황과 양금 모두 서양악기처럼 들리기도 했다. 바이올린과 첼로가는 선율을 연주하기 보단 음색을 살려주는 역할처럼 느껴져서 듣기에 좋았다. 모든 악기 간의 조화가 잘 어우러졌으며, 생황이 마치 air sound를 연주하는 것 같은 부분에서는 플루트처럼 들렸고, 다른 악기랑 나올 때는 또 다른 악기처럼 들렸다. 국악기처럼 들리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들은 국악기 중 제일 매력적인 악기라고 생각했다.

 

성예람 - 여창청가, 두 대의 가야금을 위한 <추강지월야(秋江之月夜)-가을강의 달밤>

2부의 첫 곡은 성예람 작곡가의 여창청가, 두 대의 가야금을 위한 <추강지월야(秋江之月夜)-가을강의 달밤>이다. 성예람 작곡가는 앞선 작곡가들과 다르게 한국 음악 작곡을 전공한 만큼, 이 곡은 아주 잘 만들어진 국악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악기들의 연주가 가사와 잘 어우러지며, 마치 조용한 가을 밤 잔잔한 강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이 떠올랐다.

 

강종희 - 피리, 거문고와 첼로를 위한 <해령-Black Smokers>

두 번째 곡은 강종희 작곡가의 피리, 거문고와 첼로를 위한 <해령-Black Smokers>이다. 깊은 울림이 매력적인 가야금의 농현과는 다르게, 거문고는 농현의 울림이 가야금보다 약하게 느껴졌다. 피리는 플루트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그보다 매우 밀도 높은 소리를 내는 악기였다. 해저는 깊은 바다를 의미하니, 바이올린 같은 고음악기보다는 첼로처럼 저음 악기를 선택한 듯 하다. 거문고와 첼로의 조화가 잘 드러나는 곡이었다.

 

 

박명훈 - 가야금과 현악 앙상블을 위한 <피어난>

마지막 곡은 위촉 작곡가 박명훈 작곡가의 가야금과 현악 앙상블을 위한 <피어난>이다. 박절 구조를 알 수 없는 가야금 연주로 곡을 시작하며, 가야금은 마치 풍경이 바람에 휘날리는 듯한 모습을 표현한 것 같다. 긴 가야금 솔로 후 현악기들이 등장하는데, 특정 음고를 연주하지 않고 마치 바람이 흩날리는 소리를 묘사한다. 국악기는 한 대이고 서양악기는 아홉 대인데도 조화롭게 들린다. 2악장에서는 여러 악기가 동일한 리듬으로 다른 음들을 연주하지만 전혀 지저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 곡은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각기 특징과 장점들을 잘 살린 곡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음악에서 우리의 민족성을 나타낼 수 있는 다양한 국악기를 접목한 곡들이 자주 나오길 바라며, 이처럼 우리나라의 소리를 알릴 수 있는 무대가 더 많아지길 희망한다.



https://blog.naver.com/sominml/223644828418

제 10기 작협기자단

이 소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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